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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생활정보

생초보의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상가 입찰 일기

by 수영하는 사막여우 2025. 2. 13.

안녕하세요, 수영하는 사막여우입니다.
 
아주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씁니다.
사실 어제, KTX를 타고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 다녀왔습니다.
갑작스레 내린 눈 때문에, 차를 끌고 가려다가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광명역에 주차 후 KTX를 탔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KTX도 입석 밖에 없더라고요.
 
아무튼, 수영하는 사막여우는 태어나 처음으로 법원을 다녀왔습니다.
그래서, 일기를 써서 기록하고자, 어제 하루의 일들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하는 경매 입찰이라, 심장이 두근두근... 낙찰을 못 받으면 실망이 클 것 같고, 낙찰을 받더라도 이후의 일들이 산더미 같아 사실 학원에서 경매 관련한 공부를 한다고 하더라도, 불안함과 초조함을 떨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다행히 저는, 지인분이 법원까지 동행해 주시고, 입찰표 작성하는 방법, 보증금 준비하는 방법, 입찰함에 넣고 그다음 해야 하는 일들을 하나하나 상세하게 알려주셔서, 그대로 진행하고 왔는데요, 초심자의 행운이랄까 혹은 상가를 꼭 갖고 싶다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일까 최고가 매수인이 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천안지방법원에 주차를 하고, (법원은 아무래도 경매 입찰을 하러 오시는 분이 많다 보니, 여유 있게 도착하는 게 좋고, 주차장이 만차일 경우 맞은 편의 천안세무서를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안내요원 분께 여쭤 보았습니다. 경매 법정은 어디로 가나요?
 
안내요원분이 친절하게 알려주셨습니다. 이 건물을 뒤로 나가서 왼쪽 편에 법정동 건물이 있습니다. 법정동 건물의 101호가 경매법정입니다.
 


 
어제인 2025년 2월 12일 수요일 기준, 법정 앞 벽에는 입찰사건 목록이 붙어 있었는데요, 일련번호 기준 총 43건의 경매가 진행 예정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사건에 입찰을 하신 건 아니었기 때문에
 
오전 10시부터 11시 10분까지 입찰이 진행되고 11시 10분부터 개찰했을 때, 생각보다 순서가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집행관 분이, 정말 친절하게, 이후의 순서에 대해서, 마이크를 가지고 상세하게 설명을 해 주셨는데요, 저는 그 내용들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경매법정에 들어가면, 법대에 입찰봉투(황색 A4 사이즈 )와 입찰표 (흰색 A4 사이즈) 그리고 입찰보증금봉투(일반 우편봉투 손바닥보다 조금 더 긴 사이즈) 3종이 나란히 누워 있습니다. 저는 1건의 사건만 입찰을 할 예정이어서 각각 하나씩 들고 입찰표를 작성하기 위해 커튼이 드리워진 테이블로 이동했습니다. 커튼이 드리워진 테이블은 선거할 때 주위 분들이 보지 못하도록 칸막이 쳐져 있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1. 기일 입찰표 작성법
 
기일입찰표를 작성합니다. 제대로 작성하지 못하면 무효입니다. 숫자건 한글이건 신중을 기해야 하며, 가장 중요한 건 금액과 사건번호 그리고 물건번호입니다.
 
입찰기일(입찰하는 날짜)을 적습니다. 저는 2025 2 12라고 적었습니다.
사건번호 0000 타경 00000호
물건번호가 여러 개 있는 경우에는 꼭 기재하셔야 합니다.
입찰자는 본인이 될 수도 있고, 대리인이 입찰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본인이 입찰하였기 때문에, 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주소를 신분증에 나온 대로 적었습니다.
 
대리인이 입찰하는 경우에는, 입찰자 란에 입찰자 본인과 대리인의 인적사항을 기재해야 하고, 본인과의 관계(배우자, 자녀, 직원 등등) 본인의 위임장을 입찰표 뒷면에 반드시 작성해야 하고, 인감증명서를 첨부해야 합니다. 인감도 반드시 날인해야 하겠지요.
입찰 본인이 법인일 경우에는 주민등록번호란에는 사업자등록번호를 기재하시면 됩니다.
 


 
가장 중요한 입찰가격입니다.
1억이 10억으로 쓰이지 않도록 동그라미 개수를 충분히 주의하여 써야 합니다.
콤마 대신에 까만 점으로 구분이 되어 있으므로, 내가 나를 믿을 수 없다고 수백 번 되뇌며, 적은 숫자를 보고 또 봐서 입찰 가격이 터무니없는 숫자가 적혀있지 않는지 확인하셔야 합니다.
 
입찰 가격은 수정이 불가능합니다. 처음부터 입찰표를 다시 새로 작성하셔야 합니다. 이러한 번거로움을 없애기 위해서 저는 수기로(손으로 ) 작성하지 않고 한글파일로 입찰표를 작성을 했습니다. 입찰 가격을 두 개로 나눠 쓰고, 입찰 당일 아침, 눈치 작전을 펼친 들 초보가 얼마나 알 수 있겠습니까, 이 정도 상가에 이 정도 금액이면(주변 상가 시세 및 인근 낙찰가격을 참고하여) 아깝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되는 금액이 적힌 입찰표를 제출했습니다.
 
입찰 시 법원이 제시하는 보증금이 있습니다. 저는 국민은행에 가서 해당 보증금액을 한 장의 수표로 발급받아 왔습니다.
 
보증의 제공방법은 현금이나 자기 앞 수표 혹은 보증서라고 적힌 곳의 네모 박스 중 하나에 체크를 합니다.  ㅁ 안에 ✓ 이렇게 체크를 해야 하는데요, V자처럼요. 체크가 입찰가격의 란까지 침범하지 않도록 조심해 주세요.
 


 
보증을 반환받았습니다라고 하는 란에는, 반환받을 시에 집행관이 이름과 날인하라고 말씀해 주실테니, 입찰할 때에는 공란이어도 무방합니다.
 
2. 입찰보증금 봉투 작성법
 
입찰 보증금 봉투는 입찰표와 동일하게, 사건번호와 물건번호 그리고 제출자 이름을 적습니다.



보증금 봉투에 준비해 온 보증금 (현금 혹은 자기 앞수표 혹은 보증서)을 넣으면 됩니다. 봉한 부분에 꼭 날인하라고 적혀 있습니다만, 저는 날인하지 않았습니다. 봉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입찰봉투(황색 A4 봉투)에 넣었습니다.
집행관으로부터 지적받거나 하지 않아서 보증금 넣고 풀칠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3. 입찰봉투 작성법
 
마지막으로 입찰봉투 작성법입니다.
 


 
입찰자 명을 적고 날인을 합니다. 대리인일 경우에는 대리인의 이름을 적고 날인을 합니다.
입찰봉투는 봉투의 접는 면이 입찰자용 수취증이 있습니다.
 


 
봉투의 뒷면을 꼭 확인하시고 작성하셔야 합니다.
 
절대로 풀칠하지 말라고 적혀 있습니다. 집행관분이 입찰봉투 접수 시 스테이플러(호치키스? 찍개?)로 찍어서 봉해 주십니다.
꼭 사건번호 와 물건번호가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물건번호까지 기재하셔야 합니다.
 


 
입찰봉투에 입찰표와 보증금 봉투를 넣고 법대 앞으로 갑니다. 신분증과 함께 입찰 봉투를 드리면, 접수를 해 주십니다. 그리고 입찰자용 수취증을 절취선을 따라 절취해서 주시는 대요, 수취증에는 집행관의 날인이 들어가 있습니다.
 
입찰함에 넣으세요.라고 말씀해 주시면, 수취증은 벌벌 떨리는 제 손에, 입찰봉투는 입찰함에 넣으시면 됩니다.
 
책을 읽거나, 휴대폰을 보거나(통화는 물론 금지입니다) 하면서, 입찰마감시각까지 기다립니다.
 
드디어 11시 10분 되자마자 입찰 마감을 합니다.
입찰 봉투를 꺼내, 모두 법대로 옮긴 다음, 사건번호 순서대로 집행관이 정리를 하십니다.
그리고 개찰 순서에 대해서도 개찰 절차에 대해서도 안내를 해 주셨습니다.
 


 
개찰은 사건번호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건번호와 입찰자를 호명하면, 입찰자는 미리 신분증과 수취증, 도장을 들고 법대 앞으로 나갑니다. 개찰결과 최고가매수신고인(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입찰인) 과 차순위매수신고인(그 다음으로 높은 금액을 써 낸 입찰인)은 입찰조서에 날인을 하면 되고, 그 외 3위 이하의 입찰인들은 보증금봉투를 그대로 돌려받으시면 됩니다. 농지취득자격 증명이 필요한 사건은 그 자리에서 최고가매수신고인 증명을 교부받아 해당 관내에 제출하여 농지취득자격을 발급받아 매각결정전까지 담당 경매계에 제출하면 된다고 합니다. 차순위매수신고는 개찰을 할 때 입찰금액을 확인한 다음 하면 되는데, 매각 종결 전까지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담당 집행관은, 해당 경매사건에 총 몇 분이 입찰에 참여했는지 말씀해 주시고 , 상위 2개의 금액만 불러주시고, 그 외 금액을 확인하고 싶은 경우 즉석에서 요청하면 바로 입찰 금액을 확인시켜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드디어 제 사건번호가 불리고, 제 이름이 호명되었습니다.
제가 입찰한 상가는 저 외에 다른 한 분이 입찰을 하셨습니다. 확률은 50%! 오예!! KTX 타고 천안까지 온 보람이 있습니다.
신분증 꺼내고 수취증 들고 벌렁벌렁하는 심장 가지고 법대 앞으로 갑니다. 집행관분이 개찰을 합니다. 제가 써낸 금액은 이미 알고 있으므로, 또 다른 분의 입찰표가 봉투 밖으로 나오는 순간을 기다립니다. 드디어 흰색 입찰표가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나머지 한 분이 써 내신 입찰표…헛...천만 원 단위의 앞 숫자가 저와 다릅니다. 그 몇초도 안되는 시간동안 몇백만원 짜리의 떡을 목구멍으로 삼킨 듯한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입니다. 이래서 초보겠지요. 그 상가가 뭐라고 2등보다 몇백만원을 더 적어냈단 말입니까 ㅎㅎ 몇 만원 몇 십만 원의 차이로 낙찰을 받는 쾌감을 느끼는 것도 좋겠지만, 이래도 인생공부 저래도 인생공부입니다. 공부하는 데 돈 드는 거 당연하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아깝... 다는 생각은 올라오는 내내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집행관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2024 타경 00000 사건입니다. 총 두 분이 입찰에 참여하였습니다. 수영하는 사막여우씨 0천0백만 원, 김 아무개 씨 0천0백0십만 원 이 사건은 서울시에 거주하는 수영하는 사막여우씨 0천0백만 원으로 최고가매수신고인이 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입찰을 종결합니다.
 
옆으로 이동하여, 영수증을 교부받습니다. 최고가매수신고인이 되었으므로 납부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므로, 법원에서 발급해 주시는 영수증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초보답게 여쭤 보았습니다. 끝인가요? 집에 가도 되나요? 제 질문에 집행관이 순간 당황하셨습니다.
 
영수증을 들고, 가벼운 발걸음과 무거운 자책감(왜 그렇게 높게 썼단 말인가) 몇 백만 원짜리 떡 하나는 언제 회수가능할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하며, KTX역에 도착. 눈 때문에 입석도 매진이어서, 일반 전철을 타고 서울로 서울로 천천히 천천히 그렇게 상경을 했습니다.


 
초보의 입찰일기가 이웃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다들 성공입찰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이상, 수영하는 사막여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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